Bread, Light, and Everyday Magic빵과 빛, 그리고 일상의 작은 마법 — 고베에서 만난 Yukiko Morita의 아뜰리에 - 이 제품을 처음 만난 곳은 파리의 한 골목 안에 있던, 제가 자주 들르던 작은 셀렉트숍이었습니다. 가게 한쪽 선반에 빵 모양의 조명이 조용히 놓여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것이 실제 빵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크루아상과 바게트가 부드러운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빵이 조명이 된다는 발상도 흥미로웠지만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물성이었습니다. 빵의 결, 색, 형태가 그대로 살아 있는 채 빛을 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작품이 바로 일본 작가 유키코 모리타(Yukiko Morita)의 작업, Pampshade였습니다. 이번 일본 여행 중 고베에 있는 유키코 모리타의 아뜰리에를 직접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작업실은 도시의 조용한 골목 안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공간이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면 그 안에는 빵과 작업이 공존하는 특별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선반 위에는 건조 중인 빵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고 플라스틱 상자 안에는 크루아상, 바게트, 작은 번들이 천천히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각 상자에는 작은 메모가 붙어 있고 빵들은 조심스럽게 보관되고 있었습니다. 마치 빵집과 실험실이 한 공간 안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Pampshade는 실제 빵을 사용해 만들어집니다. 빵을 천천히 건조시키고 특수 처리를 거쳐 램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합니다. 이 과정에서 빵의 형태와 질감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그래서 같은 작품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빵의 모양도 굽기의 색도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뜰리에 한쪽에는 완성된 작품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식빵 램프, 크루아상 램프, 바게트 램프. 조명이 켜지자 빵의 결이 그대로 드러나며 부드러운 빛이 퍼집니다. 겉모습은 여전히 빵이지만 그 안에는 빛이 있습니다. 그 순간 빵은 더 이상 음식이 아니라 하나의 오브제가 됩니다. 작업실에서 유키코 모리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공간에는 차분한 작업의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고 햇빛이 조용히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작업실을 나와 고베의 골목을 다시 걸어 나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매일 지나치는 일상의 사물들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전혀 다른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빵이 빛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유키코 모리타(Yukiko Morita)는 교토시립예술대학교(Kyoto City University of Arts) 판화과를 졸업한 작가입니다. 학생 시절 베이커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매일 팔리지 못하고 버려지는 빵들을 보게 되었고 그 경험이 이후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졸업 이후에도 작업을 계속 발전시키며 공예 마켓과 전시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2016년 고베에 자신의 작업실을 열며 Pampshade를 하나의 브랜드로 발전시켰습니다. 현재 Pampshade 작품은 일본을 비롯해 북미, 유럽, 중국, 홍콩 등 약 15개국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학생 시절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가 끝날 때마다 팔리지 않은 빵들이 버려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장면을 차마 지나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버려질 빵을 집으로 가져와 먹기도 하고 방에 꽃처럼 장식하기도 하고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속을 비워 먹은 빵 안쪽에 서쪽에서 들어오는 햇빛이 비쳤고 어두워진 방 안에서 그 빵이 잠시 동안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순간이 바로 Pampshade 작업의 시작이었고 창작자로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분명하게 알게 된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Pampshade — Yukiko Moritahttps://yukikomorita.com/collection/pampshade/ photo by Baptiste Ridoux